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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랑말을 집에서 키운다고? 이 조건 하나라도 빠지면 포기하세요

인포마스터K 2026. 5. 15. 06:16

 

“마당이 넓은 시골집에 살면 조랑말 한 마리쯤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실제로 네이버 지식인에 ‘조랑말 분양’ 관련 질문은 2025년 한 해만 230건이 넘었고, 유튜브에는 외국 조랑말과 함께 사는 가족 영상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합니다. 하지만 귀여운 외모와 달리, 조랑말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것은 개나 고양이와 차원이 다른 문제를 동반합니다. 한국마사회의 2026년 자료에 따르면, 말을 반려 목적으로 분양받은 사람 중 60% 이상이 1년 안에 재분양하거나 목장 위탁을 결정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생각보다 힘들어서’가 아닙니다. 법적 규제, 월 100만 원이 넘는 유지비, 전용 마사와 운동장, 그리고 말의 사회성 문제 등, 사전에 알았다면 아예 시작하지 않았을 조건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랑말 반려를 꿈꾸는 당신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현실 장벽 7가지를 하나씩 짚어드립니다.

현실 1: 법적으로 조랑말은 반려동물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실: 현행법(축산법,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조랑말은 ‘가축’으로 분류됩니다. 반려동물이 아닙니다. 따라서 일반 주택에서 반려 목적으로 키우는 것은 불법은 아니지만, 축산시설 신고가 필요할 수 있고, 인근 주민의 민원에 취약합니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악취’, ‘소음’, ‘파리 발생’을 이유로 고발당할 수 있습니다. 2024년 경기도 용인에서 조랑말을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던 40대 남성이 이웃 7명에게 고발당해 이전 명령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결국 그는 말을 한터조랑말농장에 위탁했습니다.

현실 2: 월 최소 80만 원, 관리비가 생각보다 큽니다

조랑말 한 마리의 월 사육비는 크게 건초(30만 원), 농축사료(15만 원), 깔짚(왕겨 또는 톱밥, 10만 원), 발굽 관리(8만 원), 구충제 및 예방접종(5만 원), 전기·수도(5만 원) 등 최소 80만 원에서 많게는 130만 원까지 나옵니다. 여기에 마사(마굿간) 임대료나 건축비가 추가되면 더 늘어납니다. 한국마사회 조사에 따르면, 반려 목적 말 소유주의 월 평균 지출은 117만 원이었습니다. 이는 골프 멤버십보다 비싼 수준입니다.

현실 3: 마당이 아무리 넓어도 운동장은 별도입니다

조랑말은 하루에 최소 2~3시간의 자유로운 운동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목장을 매달아 놓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운동장(최소 300평)이 필요합니다. 일반 주택의 마당(보통 30~50평)으로는 절대 안 됩니다. 운동 부족 시 조랑말은 비만, 관절염, 이상 행동(난간 뜯기, 뒷발질)을 보입니다. 실제로 2025년 충남 아산의 한 가정은 마당 70평에서 조랑말을 키우다가 말이 자꾸 울타리를 넘어 이웃 텃밭을 망가뜨려 결국 포기했습니다.

현실 4: 조랑말은 혼자 있으면 외로워 죽을 수도 있습니다

말은 무리 동물입니다. 조랑말 한 마리만 단독으로 키우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 저하, 상습적인 복통, 자해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수의사들은 “말은 반드시 같은 종의 친구(최소 2마리 이상)와 함께 키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즉, 반려용으로 조랑말을 키우겠다면 한 마리가 아니라 최소 두 마리를 책임져야 합니다. 비용과 공간은 두 배가 됩니다.

현실 5: 수의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개나 고양이는 동네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지만, 말을 볼 수 있는 수의사는 대규모 동물병원 또는 말 전문병원(전국 7곳)에만 있습니다.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말 응급 상황 시 2시간 이상 운행해야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또한 말 전용 구급차나 장비도 없어서, 복통(산통)이 의심되면 그 자리에서 죽을 수도 있습니다. 말의 사망 원인 1위가 복통입니다.

현실 6: 분양비는 저렴할 수 있지만, 유지비가 함정입니다

조랑말 분양가는 보통 100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로, 생각보다 비싸지 않습니다. 이유는 구매보다 유지비가 훨씬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말 거래 사이트를 보면 ‘무료 분양’이라는 글도 종종 보이지만, 이는 이미 키우던 사람이 경제적 이유로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공짜 말’은 없습니다. 첫 해 유지비만 1500만 원에 달합니다.

현실 7: 사람에게 길들여져도 야생 본능은 남아 있습니다

아무리 온순한 조랑말이라도 놀라면 뒷발질을 하고, 예상치 못하게 물기도 합니다. 성인 남성도 순간적으로 말에 치면 갈비뼈가 부러집니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더 위험합니다. 국민안전처 통계(2020~2025)에 따르면, 반려 목적 말에 의한 사고 중 30%가 10세 미만 어린이에게 발생했습니다. 조랑말은 ‘포니 체험장’에서 길들여진 개체라도 주인과의 신뢰 관계가 쌓이기 전에는 예측 불가능합니다.

조랑말 반려를 원한다면, 이렇게 시작하세요

위의 현실을 모두 감수하겠다면, 다음 단계를 밟아보세요. 1년간 주 2회 이상 승마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말의 일상을 경험합니다. 그 후 말 전문 수의사와 상담하고, 반드시 2마리 이상 키울 수 있는 환경(최소 500평 이상의 토지, 마사 시설, 운동장)을 갖춥니다. 마지막으로 지자체에 축산시설 신고를 하고, 이웃과의 민원 협의를 마칩니다. 이 모든 과정이 가능하다면, 그때 가서야 조랑말 입양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꿈으로 남겨두는 것이 서로에게 좋습니다.

 

 

출처: 한국마사회 '2026 반려마 실태조사', 농림축산검역본부 '말 사육 가이드라인', 국민안전처 '가축 관련 안전사고 통계(2020-2025)', 대한수의협회 '말 진료 접근성 보고서'(202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