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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 조랑말, 제주조랑말의 역사와 현재

인포마스터K 2026. 4. 11. 07:05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말, 제주마. 흔히 '제주도 조랑말'이라고 불리는 이 말은 단순한 가축을 넘어 제주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함께해온 살아있는 유산입니다. 오늘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마의 역사와 현재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천연기념물 제주마, 어떻게 보호받게 되었나

제주마는 오랜 세월 제주 사람들의 삶과 함께해왔습니다. 과거에는 농사일, 운반, 군마(軍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그 수가 2만여 마리에 달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운송수단이 발달하며 농기계가 보급되자 제주마의 필요성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 결과 개체수는 해마다 감소했습니다.

급감하는 개체수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정부는 1986년 2월 8일, 제주마를 국가 차원에서 보호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했습니다. 지정 직전, 제주마의 사육 두수는 고작 1,347마리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국가는 문화재청과 제주도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제주마의 혈통을 정립하고, 등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보호와 육성에 나섰습니다.

2만 년 전부터 시작된 역사, 기원은?

제주마의 역사는 상상 이상으로 깊고 오래되었습니다. 서귀포 지역에서는 약 1만 5천 년에서 2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말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구석기 시대의 유적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말 발자국 화석이 함께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제주마의 뿌리가 매우 깊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제주마의 품종 형성에는 13세기 몽골의 영향이 결정적이었습니다. 1276년, 고려 충렬왕 때 몽골에서 160여 필의 말과 함께 마목장을 관리하던 목호(牧胡)들이 제주도에 들어왔고, 이들이 기르던 몽골마가 제주마의 주요 혈통을 형성했습니다. 이후 조선시대에도 제주도는 '국마(國馬)' 생산의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세종 12년(1430년)에는 한라산 기슭에 10개의 목장을 설치해 체계적으로 말을 관리했습니다. '과하마(果下馬)'라는 별칭은 키가 작아 과일나무 아래도 지나다닐 수 있는 말이라는 뜻에서 붙여졌습니다.

독자적으로 진화한 고유 품종

한때 제주마는 몽골마에서 유래된 품종으로만 알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농촌진흥청의 유전체 분석 연구는 이 통념을 뒤엎었습니다.

연구 결과, 제주마는 유럽 경주마(더러브렛)나 몽골 야생마와는 유전적 거리가 매우 멀었고, 몽골 토종마와도 뚜렷이 구분되는 독립적인 품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제주마가 지구력과 속도 유지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독자적으로 진화시켰다는 사실입니다. 유럽의 경주마가 단거리 폭발력에 특화된 반면, 제주마는 유산소 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얻어 오래 달리는 데 유리한 쪽으로 진화했습니다. 이는 거친 제주 환경에서 생존하며 자연 선택된 결과입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독자적인 진화 경로가 입증된 것입니다.

현재도 제주마의 독특한 유전자를 보존하기 위해 '제주마 등록관리 정보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으며, 철저한 혈통 관리와 보존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주마의 특징, 작지만 강하다

천연기념물 제주마는 일반 말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징상세 설명
작은 체구 평균 키는 암컷 약 117cm, 수컷 약 115cm로 조랑말에 속합니다.
온순한 성격 성격이 온순하고 체질이 건강하며, 병에 대한 저항력과 생존력이 강합니다.
독특한 체형 전체적으로 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으며 몸길이가 긴 독특한 체형입니다.
다양한 털색 털색은 밤색이 가장 많고, 적갈색, 회색, 흑색 등의 순서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뛰어난 지구력 유전적 특성상 유산소 대사에 강해 오래 달리는 데 유리한 지구력을 자랑합니다.
강인한 생명력 제주의 거친 자연 환경 속에서 살아남으며 강인한 생명력과 적응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재 개체수, 아직도 멸종 위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제주마의 개체수는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2011년 제주도청 집계에 따르면, 제주도 내에서 사육되는 약 22,000여 마리의 말 가운데 혈통이 등록된 순종 제주마는 불과 200여 마리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순종의 개체 수가 극히 적음을 의미합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보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제주마등록관리 정보시스템'을 통해 철저한 혈통 관리를 하고 있으며, 2026년 현재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제주마의 혈통 보존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2026년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말 산업 육성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서귀포시 남원읍에 약 12억 5,000만 원을 투입해 '공공형 말 조련시설'을 건립하는 등 제주마의 산업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주마를 만날 수 있는 곳

제주 여행 중 제주마를 직접 보고 싶다면 '제주마방목지'를 방문해 보세요. 5·16도로변에 위치한 이곳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마가 한라산 초원을 배경으로 자유롭게 뛰어노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 입장료: 무료
  • 주의사항: 이곳은 문화재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목장 내부로의 출입은 불가능합니다.
  • 방문 팁: 겨울철에는 방목이 제한적일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외에도 제주 곳곳에서 제주마와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제주마는 단순히 '작은 말'이 아닙니다. 2만 년 전부터 이 땅에서 살아온 살아있는 역사이며, 유전적으로 독특한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연 유산입니다. 지금 우리가 이들에 관심을 갖고 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도 제주마가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입니다. 다음 제주 여행에서, 푸른 초원 위를 자유롭게 달리는 제주마의 모습을 꼭 한 번 찾아가 보시길 바랍니다.